2018 ETA 해외학회참관기

2018년 유럽 갑상선학회는 9월 15~18일 영국의 뉴캐슬 어폰 타인에서 있었다. 뉴캐슬은 바다로 이어지는 타인강을 끼고 위치해 있으며, 학회가 열린 SAGE GATESHEAD 역시 강변에 자리하고 있었다. 강 건너에 숙소를 잡았던 탓에 학회 장에 갈 때마다 강을 가로지르는 다리를 건너게 되었는데, 그 중 유명한 다리가 눈썹 모양을 한 밀레니엄 브릿지였다. 직접 볼 수는 없었지만, 큰 배가 지나갈 때는 다리의 상판이 위로 당겨 올려지게 되는데, 그 모습이 마치 윙크를 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하여 나름 유명한 곳이었다.

학회 프로그램으로는 첫날 갑상선기능항진증과 관련된 심혈관 질환 발생 위험도에 대한 강의가 있었는데, 갑상선 기능항진증의 적절한 치료를 통해 심혈관 사망 위험도를 낮출 수 있다는 것을 보여 주었다. 갑상선안병증에 대해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인 EUGOGO에서 제시한 안병증의 평가 방법 및 진료지침에 대한 발표를 들을 수 있었다. 그 밖에도 임신 중 산모의 갑상선 기능항진증 진료지침에 대한 강의가 있었으며, 항진증의 적절한 치료 의 중요성 못지 않게, 과잉치료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들을 수 있었다. 둘째날에는 셀레니움에 대한 세션이 흥미로웠는데, 셀레니움 사용을 통해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개선, 갑상선안병증의 호전 등과 같은 임상적인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었다. 반면에 높은 농도의 셀레늄 섭취는 당뇨의 발생이나 피부 관련 질환의 발생 위험과 관련성이 있으므로, 셀레늄 부족 상태인 환자에 대해 적절한 보충이 중요하다는 언급이 있었다.

내가 아는 뉴캐슬은 기성용이 이적한 뉴캐슬 유나이티드가 있는 도시라는 것 이외에는 아는 것이 없는 낯선 도시였다. 하지만, 실제 뉴캐슬은 로마가 영국을 지배하던 시절 부터 있었던 유서 깊은 도시로, 많은 유적과 유물이 있는 곳이었다. 로마의 영향력이 춥고 황량한 영국 중북부에까지 이르렀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되었다. 과거 로마의 하드리아누스 황제가 건설한 하드리아누스 방벽이 영국을 동서로 가로지르고 있으며, 방벽의 동쪽 끝에 뉴캐슬이 있는 셈이다. 방벽을 건설할 당시에 생겨난 뉴캐슬은 이후 여러차례 성이 추가로 건설되면서 이름 역시 뉴캐슬로 지어졌다고 한다. 1987년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하드리아누스 방벽은 영국인들에게는 유명한 트레킹 코스가 되고 있었다. 뉴캐슬 인근에 있는 방벽을 찾아 갔을 때 어린 아이 부터 노인들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볼 수 있었고, 혼자서 혹은 삼삼오오 모여 여유롭게 초원을 걷는 사람들도 볼 수 있었다. 아직도 발굴이 진행중인 로마 당시 군대 주둔지와 마을 유적에는 박물관과 전시실이 마련되어 있어 로마 시대 유물들을 볼 수 있었는데, 문화 유산을 잘 보존하고 전시하여 교육에 까지 이용하는 모습이 부럽게 느껴졌다. (그림 1, 빈돌란다 요새) 방벽의 주변에는 야트막한 언덕이 이어지는 넓은 초원이 펼쳐져 있었고, 바람이 부는 흐린 날씨와 함께 왠지 스산한 분위기였다. 일본계 영국인 소설가 가즈모 이시구로의 소설 ‘파묻힌 거인'에서는 고대 영국을 배경으로, 로만 브리튼 족과 앵글로 색슨족 간에 벌어진 전쟁의 상처를 다루고 있는데, 소설에서 묘사된 황량한 초원의 모습이 아마도 이러하지 않을까 싶다.

병원 일정 상 짧은 기간 밖에 참석하지 못하여 아쉬움이 남았지만, 유서 깊은 영국의 도시에서 뜻하지 않게 고대 로마 문화를 접할 수 있었고, 갑상선 분야의 최신 지견들을 볼 수 있었다는 점에서 유익한 시간이었다. 유럽 갑상선학회는 비록 큰 규모는 아니지만, 유럽의 다양한 장소를 찾아가 문화를 경험해 보고, 평소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주제의 갑상선 연구를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있는 학회라는 생각이 든다.


강원대 내분비내과 최훈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