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유럽갑상선학회 참관기

중앙대학교광명병원 내분비내과
최 훈 성

코로나유행이 시작되던 2019년 이후로는 해외학회에 참석하지 못하다가, 오랜만에 해외학회에 참석했다. 지난 5월 터키에서 있었던 유럽내분비학회에는 큰 지진이 발생하는 바람에 참석하지 못하고, 이번 유럽갑상선학회에 참석하게 되었다. 유럽갑상선학회(ETA)는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9월 8일부터 12일까지 개최되었고, 갑상선항진증 환자에서의 자가항체수치 변화에 대한 내용으로 포스터를 작성하여 발표했다.

밀라노는 여러 명품회사의 본사가 있는 패션의 도시로 유명하지만, 오랜 세월 이탈리아 북부의 중심도시로서 도시 곳곳에 오래된 건축물과 박물관, 미술관들이 있는 역사적인 도시이기도 했다. 그만큼 학회 기간 내내 수많은 관광객들을 볼 수 있었다. 이번 학회가 열린 밀라노 대학은 이탈리아의 명문대학으로, 고풍스러운 건물과 정원이 있어서 유럽학회 특유의 고즈넉함도 느낄 수 있었다.

ETA에서 발표되는 주제가 모두 갑상선 관련 연구이다 보니 다루는 범위가 다소 협소한 느낌이 있지만, 갑상선과 관련한 다양한 내용들이 다루어져 흥미로운 학회였다. 첫날 오전에 있었던 무증상갑상선기능저하 세션에서는 소아, 임신, 비만/대사, 노인 분야로 나누어서 각각에서의 임상연구와 그 의미에 대해 전문가들이 발표를 했으며,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내용을 들을 수 있었다. 최근에는 우리 학회에서도 TSH의 정상범위에 대해 새로운 진료지침을 발표된 바가 있기도 해서 의미있는 세션이었다. 이어진 발표로는, 같은 용량의 호르몬을 복용함에도 불구하고 갑상선호르몬의 제조회사, 제형의 변화에 따라 혈액내 갑상선호르몬 농도에 차이가 생길 수 있다는 내용이었는데, 실제 진료실에서 느끼는 부분이기도 해서 흥미로웠다. 둘째날 세션 중에는 갑상선 안병증에 대해 Mario Salvi 교수님의 강의가 있었다. 강의가 있었던 공간이 제법 넓었음에도 불구하고 청중이 꽉 들어차서 빈자리가 없을 정도로 관심이 많았던 시간이었다. 안병증의 내과적 치료에 대해 오랜 연구로 축적된 증거들을 바탕으로 체계적인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였고, 아직 남은 과제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였다. 국내에서의 안병증 연구도 좀더 활성화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장시간 비행으로 피곤한 여정이었지만, 다양한 국적과 인종의 연구자들 사이에서 한명의 구성원으로서 학회에 참석한다는 즐거움과, 학회장에서 우리학회의 여러 교수님들과 만났을 때의 반가움을 기억하며, 내년에 열릴 해외학회를 또 기대해 본다.

< 밀라노 대학 교정 >

< 밀라노 두오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