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도시 여행의 재미: 나가사키(長崎) 여행

성균관의대 삼성서울병원 내과
정 재 훈

지금까지 일본을 몇 번 왕래했는지 정확히 세어 보지는 않았지만, 1992년 후쿠오카(福岡)를 처음 방문한 이후 일본을 수십 번 다녀왔다. 학회 참석으로 다녀오기도 했지만 여행으로 다녀온 적이 훨씬 더 많았다. 굳이 필자와 일본과의 개인적인 인연을 따지자면 2013년부터 2021년까지 약 9년간 일본내분비학회지인 Endocrine Journal의 편집위원으로 활동한 적이 있었다. 또한 과거 미국으로의 해외연수 시절 만났던 일본인 친구과들의 오랜 인연도 손꼽을 수 있겠다.

1. 일본 여행의 재미
일본은 우리나라에서 비행기로 1시간에서 2시간 반이면 닿는 아주 가까운 이웃 나라이다. 또한 같은 시간대를 사용하기 때문에 시차에 따른 어려움이 없다. 마음만 먹으면 아침 일찍 갔다가 밤 늦게 돌아올 수 있는 나라이다.

일본은 인구 1억 2400만명의 면적 37만 km²로 우리나라보다 인구는 약 2.5배, 면적은 약 3.7배로 큰 나라이다. 경제 인구가 1억명을 넘기 때문에 수출 없이도 자국 내에서 생산한 물건을 국내에서 소비할 수 있는 나라이다. 와이셔츠나 바지를 구매할 때 허리둘레뿐만 아니라 팔이나 다리의 기장까지 다양하게 나오기 때문에 추가적인 수선없이 기성품을 살 수 있는 곳이기도 하다.

미국이나 유럽을 가면 일단 외모에서 이방인 티가 드러나나, 일본에서는 외모만 단정하게 하고 다니면 외국인처럼 보이지 않아 부담 없는 곳이기도 하다. 간혹 교차로에 서 있으면 일본 할머니가 길을 물어보는 듯한 질문을 하는데, 답하지 않고 빙긋 웃으면 벙어리로 알고 그냥 갈 때도 있다. 일본어를 몰라도 漢字만 조금 알면 간판을 읽을 수 있고, 일본어를 조금 공부하면 더 재미있는 나라이다.

일본에 처음 도착해서 깨끗하고, 잘 정돈된 곳이라는 첫 인상을 받게 된다. 실제 속마음은 알 수 없지만 최소한 겉으로는 타인에 대한 배려가 많은 곳이라는 인상도 받는다. 일본인들이 모르는 사람을 부르거나 다가갈 때, 미안하다고 사과할 때 아니면 감사한데 내가 아무 것도 해줄 수 없어 미안해할 때 흔히 사용하는 ‘스미마셍(すみません)’이란 말이 있다. 일본인들은 영유아기때부터 ‘스미마셍’이란 말을 배우고, 하루에도 10번 이상 사용한다. 스미마셍은 ‘스무(澄む, 맑고 께끗하여 마음에 거리낌이 없다)’라는 단어의 부정형으로, ‘상대방에게 뭔가 빚을 진 마음’이라는 뜻이라고 한다. 상대방을 배려하는 일본인의 자세라고 생각한다.

일본 여행의 재미 중의 하나는 싸고 맛있는 음식을 즐길 수 있는 점이다. 우리나라에서도 10년 이상 인기 프로그램으로 방영 중인 ‘고독한 미식가(孤独のグルメ)’를 보면 비싸지 않은 허름한 식당에서도 정갈하고 맛있는 음식을 저렴한 가격으로 즐길 수 있다. 실제로 그렇다. 많은 분들이 동감하시겠지만 일본에서 마시는 ‘나마비루(生ビ-ル)’는 우리나라 생맥주와는 차원이 다르게 맛있다. 일본 여행갈 때 생존을 위해 외워야 할 필수 문장 중의 하나가 “생맥주 한 잔 주세요(나마비루 히도츠 구다사이, 生ビ-ル ひとつ ください)”이다.

2. 일본 소도시 여행의 재미
대부분의 우리나라 사람들이 일본을 방문할 때 도쿄(東京)이나 오사카(大阪)와 같은 대도시를 방문한다. 일본은 대도시의 매력도 있지만 소도시를 방문하면 나름의 재미와 여유를 가질 수 있다. 필자 나름대로 일본 소도시 여행의 장점을 꼽자면, 1) 대도시와 달리 조용하고 북적거리지 않는 장점이 있다. 우리나라 관광객들을 포함하여 외국 관광객들이 그리 많지 않다. 2) 대도시에 비하여 물가가 싸다. 호텔비는 물론이고 식사비 등이 대도시와 비교하여 매우 저렴하다. 서울의 물가와 비교하면 절반 이하이다. 요즘처럼 엔저일 때는 피부로 이를 느낄 수 있다. 3) 도회지 사람들에 비하여 소도시 사람들이 순박하고 친절하다. 길을 물어보면 자신이 하던 일을 잠깐 멈추고 성심을 다해 알려주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특히 중년의 여성들이 친절하다. 4) 도시의 면적이 크지 않기 때문에 웬만한 곳은 대중 교통을 이용하지 않고, 걸어 다니면서 悠悠自適한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걸어서 여행을 하기 때문에 차를 타고 다니면 자칫 놓칠 수 있는 도시 곳곳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3. 나가사키(長崎) 소개
필자는 올해만 후쿠오카(福岡), 센다이(仙臺), 요코하마(橫浜)를 거쳐 네 번째로 나가사키(長崎)를 다녀왔다. 모두 기억에 남는 방문이었지만 그 중에서도 30년만에 찾은 나가사키가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이었다. 대한항공에서 나가사키 취항을 새롭게 한다는 메일을 받고 얼떨결에 비행기표를 예약하고 다녀오게 되었다. 나가사키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1) 천주교가 처음 들어와 일본답지 않게 천주교 성당이 많은 곳, 2) 노면 전차가 아직도 다니는 곳, 3) 나가사키 카스텔라와 나가사키 짬뽕, 그리고 4) 1945년 8월 9일 원자폭탄이 투하된 곳 등일 것이다.

실제로 나가사키는 쇄국정책을 펼치던 에도시대[江戶時代,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도쿄에 막부정권을 세운 1603년부터 1868년까지]에 유일하게 서구와 무역을 처음으로 하던 곳이다. 네덜란드와 영국인 등이 거주하던 인공 섬인 데지마(出島) 등의 유적지가 있는 이국적인 정서가 가득한 멋진 항구도시이다. 도시가 산과 바다로 둘러 쌓여 있어 마치 우리나라의 부산과 모습이 흡사하다는 첫 인상을 받게 된다. 나가사키시는 인구 130만명의 나가사키현의 현청이 있는 최대의 도시로 인구는 40만이 채 되지 않는다. 험한 지형으로 인한 주택난 때문에 인구는 점차 감소하고 있다고 한다. 기후가 온화하여 겨울 기온은 4-8도 정도이고, 여름은 24-28도 정도이다. 미쓰비시(三菱) 중공업의 조선소와 미쓰비시 전기 공장 등이 있어 일명 ‘미쓰비시’의 기업 도시라고도 한다. 천주교 신자가 상대적으로 많아 나가사키현에는 300개 정도의 성당이 있고, 도쿄와 오사카와 더불어 나가사키에 대교구가 있다. 갑상선학을 전공하신 故 Shigenobu Nagataki 교수와 카톨릭 신자이신 Shunichi Yamashita 교수께서 계셨던 나가사키 의과대학이 있고, 오란다자카 언덕이 끝나는 곳에 여자대학으로 유명한 갓스이(活水) 여자대학이 있다.

3-1. 나가사키(長崎) 북쪽, 원폭 투하 지점
나가사키 공항에서 리무진버스(1200￥)를 타면 시내까지 40분 정도면 갈 수 있다. 나가사키는 일본의 다른 지역과 달리 기차 노선이 촘촘하지 않다. 필자는 앞에서 언급한대로 노면전차나 버스를 타지 않고 걸어서 나가사키 시내를 다녔는데, 제 기준으로 2일이면 나가사키 시내를 꼼꼼하게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북쪽에 원폭자료관, 원폭낙하 중심지와 우라카미 성당 벽 잔해, 평화의 샘과 평화기념상이 있고, 인근에 나가사키 대학병원이 있다. 2차 세계대전의 막판 당시 미국 대통령인 George L Harrison과 국무장관인 Henry L Stimson과의 telegram에는 히로시마(広島), 고쿠라(小倉), 니가타(新潟)가 원폭의 일차 지점이었고, 나가사키는 Leslie R Grove 준장의 명령에 의하여 후에 추가되었다고 한다. 1945년 8월 9일 Tinian Island를 이륙한 B-29 폭격기인 ‘Bockscar’는 원래는 고쿠라에 원폭을 투하하려고 했으나 시야가 좋지 않아 갑작스럽게 나가사키로 장소를 변경하였다고 한다. 고쿠라 입장에서 보면 천만다행이었으나, 나가사키 입장에서 보면 무척이나 재수가 없고, 불행스러운 변경이었다. 당시에 투하된 원폭의 모양이 뚱뚱한 사람처럼 생겼다고 하여 ‘Fat man’으로 불린다 (그림 1). 당시 나가사키시 인구가 24만명이었는데, 원폭 투하로 73,884명이 사망하였고, 74,909명이 부상당하였다고 한다(1945년 12월말까지의 추정). 당시 원폭에 의한 피해는 50%는 폭풍(blast)에 의하여, 35%는 열, 그리고 나머지 15%가 방사선에 의하였다고 한다.

1955년 조각가 기타무라 세이보(北村西望)가 만든 평화기념상은 길이 10m의 청동 남신상인데, 하늘을 가리키는 오른손은 ‘원폭의 무서움’을, 수평으로 뻗고 있는 왼손은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상징한다고 한다. 온화한 얼굴은 ‘자비로운 신의 사랑 또는 자비’를, 감고 있는 눈은 ‘전쟁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고 있는 모습’이라고 한다 (그림 2). 맞은 편에 ‘평화의 샘’이라고 하는 분수대가 있는데, 이 곳은 물을 찾으면서 죽어간 피폭자의 명복을 비는 장소라고 한다. (그림 3)

3-2. 나가사키(長崎) 중심부, 데지마(出島)와 쇼핑
‘오란다자카’라는 언덕 길이 있는데 이는 히가시야마(東山) 서양식 주택부터 갓스이(活水) 여자대학까지의 오란다(네덜란드인)들이 거주하였던 자카(언덕, 坂)를 뜻한다. 언덕을 내려오면 신치 주카가이(新地 中華街, Shinchi Chinatown)가 나타나고, 북쪽으로 약 30분 정도 걸어가면 시내 중심부에 하마마치(浜町) 아케이드, 그리고 메가네바시(안경다리, 眼橋, 그림 4) 등이 있다.

데지마(出島)는 신치 주카가이에서 항구 쪽으로 걸어오면 보인다. 데지마는 1636년 천주교 포교를 막는 목적으로 시내에 흩어져 살던 포르투칼인들을 한 곳으로 모아 거주 시키기 위해 에도 막부의 명령으로 만들어진 약 15,000m2(약 4,500坪)의 인공 섬이다. 3년 후에 포르투칼인들이 퇴거한 후 잠시 무인도가 되었으나 1641년 네덜란드인들이 거주하면서 1859년까지 218년간 일본에서 유일하게 해외 문물이 들어오는 창구 역할을 하였다. 이후 항만개량공사 등으로 주위가 매립되어 원형이 소실되었으나 역사적 문화유산이므로 1922년 국가사적으로 지정되었다 (그림 5, 6).

시내 중앙에 나가사키역과 직영버스터미널(공항갈 때 리무진버스 타는 곳, 나가사키역 건너편, APA 호텔 바로 옆, 참고로 버스터미널같지 않아 찾기 힘듬), 그리고 여러 호텔들과 쇼핑몰 등이 있다. 쇼핑몰로는 1) 나가사키역 안에 있는 나가사키가도 카모메시장(안에 식당들과 기념품을 파는 가게들이 있음), 2) 나가사키역 옆의 아뮤플라자(AMU Plaza), 3) 데지마워프 인근의 유메(You Me) 타운, 4) 약간 북쪽 나가사키 대학병원 인근의 미라이 나가사키 코코워크(Coco walk), 5) 차이나타운 옆의 aeon mall(다른 시에 비해 매우 규모가 작음), 그리고 6) 시내 중심에 있는 하마마치(浜町) 아케이드는 지붕이 있는 시장거리인데, 이 곳에 90년 이상의 전통이 있는 하마야 백화점이 있다.

3-3. 나가사키(長崎) 남쪽, 천주교 성당과 구라바엔(Glover garden)
남쪽으로 내려오면 오우라(大浦) 천주당이 있다. 이 곳은 1597년 니시자카(西坂) 언덕(나가사키역 앞에 위치)에서 순교한 26명의 성인에게 봉헌된 성당으로 1865년 지어진 일본에서 가장 오래된 천주교 성당이다 (그림 7).

성당을 나와서 왼쪽으로 조금 올라가면 글로버정원(Glover garden, 구라바엔)이 있다 (그림 8). 이 정원은 19세기 후반 나가사키에 정착한 Thomas Blake Glover(1838-1911)의 주택과 같은 시기에 일본에 거주하였던 다른 서양인들의 주택을 보존할 목적으로 조성된 정원이다. 글로버저택(Glover House & garden) 외에 미쓰비시 No.2 Dock House, 나가사키 재판소 장관 자택, Walker House, Ringer House, Alt House, Steele Academy, 지유테이(自由亭) 카페, 그리고 나가사키 전통 예능관 등이 있다.

Thomas B Glover(1838-1911)는 스코틀랜드에서 태어난 상인으로 21세부터 상하이에서 나가사키로 건너가 무역업을 하면서 일본과 서구의 여러 나라와의 중개 등으로 일본의 산업화에 핵심 역할을 하였다. 일본 기린맥주 상표에 등장하는 콧수염은 Glover(그도 멋진 콧수염을 기르고 있었음)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한다. 그의 딸인 Hana Glover(1876-1938)는 영국인과 결혼하여 당시 우리나라 인천으로 이주하여 한국에서 사망하였다고 한다. Giacomo Puccini의 유명한 오페라인 ‘나비부인(Madama Butterfly)’의 배경이 Glover의 집과 정원, 그리고 그의 처인 ‘아와지야 츠루(淡路屋)’라는 소문이 있었으나, 이는 사실이 아니고 단지 참고했을 것이라는 것이 정설인 것 같다. 지유테이(自由亭) 카페의 ‘지유테이’는 일본 서양요리의 개척자인 구사노 조키치(草野丈吉)의 건물을 말한다.

3-4. 나가사키(長崎) 서부,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이나사야마(稻佐山)
나가사키 야경을 볼 수 있는 좋은 곳이 있다. 나가사키 시내에서 바다 너머로 보이는 해발 333m의 나지막한 산, 이나사야마(稻佐山)가 바로 그 곳이다 (그림 9, 10). 나가사키 야경은 하코다테(函館)의 하코다테산, 고베(神戶)의 마야(摩耶)산과 더불어 일본의 3대 야경을 즐길 수 있는 장소로 알려져 있다. 산 정상에는 전망대가 있는데, 접근하는 방법은 2가지 길이 있다. 1) 3번이나 4번 시내 버스를 타고 로프웨이까지 가서 이를 이용하는 방법, 2) 5번 시내버스를 타고 이나사야마 공원까지 가서 케이블카를 타던지 아니면 걷는 방법이 있다. 필자는 나가사키역 남쪽 출구 앞에서 5번 시내버스를 타고 종점인 이나사야마 공원까지 가서 정상까지 걸어 올라갔다. 약 700 m정도로 걸어서 20분이면 충분하다.

3-5. 나가사키(長崎) 동부, 사찰들
마지막으로 나가사키시 동쪽 외곽에 사찰들이 줄지어 있는 테라마치(寺町通)가 있고, 이 중 일본 최초의 당나라 사찰인 고후쿠지(興福寺)가 있다. 고후쿠지는 1620년 중국 강서성 출신의 ‘진원’이 창건하였다. 이 사찰은 임제종 황벽파(메이지 9년부터는 황벽종으로 이름이 변경)의 발상지로 유명하다고 한다. 사찰에 관심이 많은 분들은 사찰 하나하나를 둘러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다.

3-6. 나가사키(長崎)와 카스텔라, 그리고 짬뽕
나가사키 고유의 대표 음식들이 있다. 카스텔라, 짬뽕과 사라우동, 도루코라이스(터키 라이스), 카쿠니 만쥬, 하토시, 밀크쉐이크, 싯포쿠 요리, 생선회와 고급 나가사키 와규 등이 있다. 나가사키 카스텔라와 나가사키 짬뽕에 대하여 간략하게 소개하고자 한다.

나가사키 카스텔라는 1600년대에 포르투칼인들에게 제조 기법을 전수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카스텔라(Castella)는 스페인의 ‘카스티야(Castila)’ 지방에서 비롯된 말이다. 설탕이 귀하였던 과거에는 귀족들이 먹는 디저트이었으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대중화되면서 지금은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음식으로 자리 매김을 하고 있다.

나가사키 카스텔라는 우리가 접하는 일반적인 카스텔라와 다른 차이점들이 있다. 1) 자라메당(ざらめ糖)이라는 굵은 설탕 알갱이가 들어가 (특히 바닥에 깔려) 아삭한 식감이 있다. 2) 일반적인 카스텔라는 스펀지처럼 가볍지만, 나가사키 카스텔라는 묵직하면서 탄력이 있어 쫄깃하다.

나가사키 ‘3대 카스텔라 가게’가 있다. 1) 후쿠사야(福砂屋)는 일본에서 제일 먼저 문을 연 곳으로 1624년 개점하였다. 400년 이상 수작업으로만 카스텔라를 만들고 있고, 현재의 사장이 16대 사장이다. 검은 박쥐의 외형이 이 가게의 로고이고, 나가사키 마루야마 공원 인근에 본점이 있다. 2) 쇼오켄(松翁軒)은 2번째로 개점하였는데, 1681년 창립하였다. 다른 가게들과 달리 나가사키에서만 카스텔라를 판매하고 있다. 메가네바시 인근에 본점이 있다. 3) 분메이도(文明堂)는 가장 늦게 개점한 곳으로 1900년에 문을 열어 약 120년 정도 되었다. 그러나 일본 내 지명도는 가장 높고, 점포 수도 제일 많다고 한다. 본점은 에도마치(오하토 전철 정류장 인근)에 있다.

나가사키 짬뽕에는 돼지 뼈를 우려된 국물로 만든 나가사키 짬뽕과 닭 뼈로 우려된 국물로 만든 오바마 짬뽕이 있다. 나가사키 짬뽕은 19세기 말 화교인 천핑순(陳平順, 1873-1939)이 자신의 고향인 중국 푸첸성의 탕육사면을 변형시켜 만든 것이라고 한다. 나가사키 짬뽕의 원형은 1899년 처음 만들어졌는데, 가난한 화교들의 끼니 해결 및 잔반처리 목적으로 만들어졌다고 한다. 초기 명칭은 ‘시나(支那) 우동’ 또는 주카(中華) 우동’이었지만 후에 ‘잔폰(짬뽕)’으로 변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짬뽕과 달리 나가사키 짬뽕은 고추기름이나 고추가루를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육안으로 보아도 국물이 하얗고, 맵지 않다. 육수가 돼지 뼈와 고기를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국물이 기름지고 담백하다. 칼칼하거나 시원하지 않고 오히려 달짝지근하다.

나가사키 짬뽕의 양대 산맥으로 불리는 2곳이 있다. 1) 시카이로(四海樓)는 천핑순이 만든 가게로 지금은 4대째이다. 오우라 성당 초입부에 위치하고, 5층 건물이나 개인 손님은 5층에서만 식사할 수 있기 때문에 문을 열자마자 입장해야 기다리지 않고 음식을 즐길 수 있다 (그림 11). 2) 코우잔로(江山楼)는 60년 정도된 가게로 신치 주카가이 내에 위치하고 있다. 잘 되는 원조집 옆에 만들어진 가게 정도이다.